'정신 승리'
프롤로그에 달린 한 줄 댓글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나의 정신적 지주는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본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회복탄력성 (Resilience)'이라는 단어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존감 수업』 이후 익숙한 단어가 되었지만,
나에게 이 단어는 조금 다르게 와닿는다.
나는 고무공처럼 통통 튀며 바로 일어서는 사람이 아니다.
쉽게 무너지고, 오래 주저앉아, 느리게 회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반드시 일어나는 나를 믿는다.
어떻게 일어설까를 계산하지 않아도,
어떤 방식으로든 결국 다시 나아갈 거라는 믿음.
'버틴다'보다는
'살아간다'는 태도에 더 가깝다.
넘어질 줄 아는 사람은 많지만,
일어설 줄 아는 사람은 '일어섰던 경험을 믿는 사람'이다.
그 믿음이 내 정신적 허리띠 같은 역할을 한다.
나를 세우는, 아주 사적인 응급처치다.
두 번째 믿는 구석은 조금 엉뚤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근거는 없다.
사실, 지금도 없다.
가위바위보에서 자주 지고,
복권도 안 되고,
길에서 동전을 주운 적도 거의 없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믿고 애쓴 곳'에서는 운이 따랐다.
작은 기회가 열리고,
사람이 남고,
결국 좋은 방향으로 흘렀다.
다른 이들의 '운의 정도'는 모른다.
어쩌면 비교하지 않아서 더 행복한 '믿는 구석'이라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나를 붙잡아주는 믿음에는
꼭 객관적 근거가 없어도 된다.
때로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가장 멀리 데려다준다.
무너질 때를 계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날 나를 상상할 수 있는 마음.
그게 나의 회복력이자, 정신적 믿는 구석이다.
당신에게도 그런 믿는 구석이 있기를.
없다면, 내가 먼저 빌어줄게.
“당신은 생각보다 단단해요. 당신은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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