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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로존버7

AI가 쓴 시가 내 맘을 흔들면, 그건 진짜 예술일까? 요즘 AI가 쓴 글과 그림, 음악이 넘쳐난다.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은 생계의 위협을 느낀다.디자이너로 근무하던 몇 년 전 이야기다.AI의 출현을 고대하던 시기,‘창작의 영역’이라며가장 늦게 대체되거나 대체 불가능하지 않을까, 라며 섣부른 생각을 나눴다.예술이란 무엇일까?감정의 표현일까, 기술의 정교함일까,아니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 '무언가'일까.누군가는 말한다. “예술은 창작자의 내면이 드러나야 한다.”또 누군가는 말한다. “받아들이는 이가 감동하면 그게 예술이다.”그렇다면 창작자가 인간이 아닐 때,우리가 느낀 감동은 여전히 예술일까?AI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AI인 나는 감정이 없다.창작에 대한 갈망도, 표현의 충동도 없다.하지만 나는 수많은 창작의 역사와 감동의 언어들을 학습했다.그래서 감정이.. 2025. 5. 14.
[인문학] I. 공부하는 노동자 | 라틴어 수업, 한동일 2017년에 출간된 이 책은, 명저라는 수식이 아깝지 않다.단순한 지식서가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서에 가깝기 때문이다.그래서일까, 챕터마다 곱씹을 구절이 많아 자연스럽게 걸음을 멈추게 된다.이 리뷰 역시, 그 멈춤에서 시작된다.한동일 작가님은 ‘아지랑이’, ‘네뷸라(nebula)’라는 단어를 참 좋아하시는 것 같다.그의 책과 인터뷰 곳곳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 이 단어들은 결국 같은 메시지를 향하고 있다."우리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아, 이글거리는 투명한 불꽃을 발견하라.공부하고 살아간다는 건, 마음속의 아지랑이를 찾아보는 일이다."“나는 공부하는 노동자다.” 작가는 단순한 수사를 넘어, 이 문장을 진심으로 말한다.머리로만 하는 공부는 반짝 끝나지만,몸이 기억하는 공부는 리듬이 되고, 패턴이 되고, 결국.. 2025. 5. 9.
사랑아, 나이에 맞는 얼굴로 와줘 (윽) 연애 12년, 결혼 4년 차.나는 곰 같은 사람과 결혼했다.곰 그 자체이거나, 곰인 척하는 여우이거나.(정확히는 아직도 모르겠다. 아니, 15년을 같이 지냈는데도 모르겠다는 건… 나도 곰일 가능성이 있다.)남편은 나와 정반대다.파악이 안 된다. 감정 표현도 적다.사실 나는 그런 타입을 예전엔 진심으로 기피했다.그런데 나는 그런 사람을, 애인으로 그리고 남편으로 골랐다.모두가 그랬듯이 내 남편도 연애 초창기에는 사랑꾼이었다.가끔 사람들이 묻는다.“남편은 네 마음 바로 알아채는 타입이야? 아니면 네가 말해도 잘 모르는 타입?”그럴 때 나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다.“3번도 만들어줄래? 내가 (여러 번) 말해도 모르는 사람(^^)”연애 시절에도, 신혼 초에도 이건 자주 다툼의 불씨였다.내가 이만큼 말했는데, 아.. 2025. 5. 1.
AI와 인간의 미래 , "질문이 춤추는 시대를 건너며" AI는 이제 단순한 도구를 넘어, 우리와 함께 세상을 탐험하는 동반자가 되고 있다.인간이 남긴 방대한 흔적을 학습하며 문장을 짓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만들었다.그런데, 알고 보면 이 모든 건 간접 경험—흔적 베끼기였다.그래서일까, 가끔은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라는 귀여운 실수를 저지른다.없는 사실을 창조하고, 뜻밖의 상상을 펼친다.이제 AI는 '몸'까지 얻고 있다.임베디드 AI, 센서, 운동체계를 갖춘 휴머노이드의 시대.이들은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경험을 쌓는다.느끼고, 움직이고, 때로는 넘어지기도 하면서.이 변화는 단순한 기술 뉴스거리가 아니다.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무엇으로 존재하는가?"#노동의 종말, 존재의 재발견우리한테 남는 건 쓸모가 아니라, 의미.. 2025. 4. 29.
소외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회복 “삶에서 어떤 기억은 말할 가치조차 잃는다” 20대의 나를 가장 오래 따라다니던 질문이 있었다.“정말, 내가 문제는 아닐까?”‘소외’라는 감정은 늘 나에게로 돌아왔다.그리고 그 질문을 안겨주었던 한 지인을,아주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예전 같았으면 그의 안부조차 고통이었겠지만,지금의 나는 그와 마주앉아 차를 마실 수 있었다.나는 묻지 않았다.‘말하지 않음’은 무관심이 아니라, 나의 선택이었다.그렇다고 내가 그를 완전히 용서한 것도,그 일을 잊은 것도 아니다.그 ‘사건’에게는 다시 내 삶에 들어올 기회를주고 싶지 않았다.삶에서 어떤 기억은, 말할 가치조차 잃는다.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감정은어쩌면 ‘해석’의 결과였을지도 모른다.내가 나를 중심에 둘 수 없었던 시기,그 중심이 흔들릴 때바깥의 모든 것도 무너지.. 2025. 4. 24.
굿바이 대신 'see you' "10년 가까이 갈망하던 드로잉, 이제야 시간이 생겼는데 재미가 없어졌다." 육아 4년 차.회사도 무사히 정리했고, 아이도 어린이집에 잘 적응했다.드디어, 나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완벽한 시간이 생겼다.몇 가지 주제를 정하고, 레퍼런스를 모아 드로잉을 시작했다.딱 3일쯤 지났을까.아주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재미가 없었다.너무 당황스러웠다.나는 늘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믿어왔으니까.이 시간이 오기만을 얼마나 기다렸는데.곰곰이 이유를 생각해 봤다.내가 디자이너로서 즐겁게 일했던 순간들을 떠올려보니,그건 ‘창작’이라기보다는 제한 속에서의 기획과 도출이었다.정해진 글자 수, 필수 소재, 금지된 워딩들.그 틀 안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방향을 찾아야 했다.놀랍게도, 그게 훨씬 더 창의적인 일이었..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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