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3 믿는 구석 #002 | 근거 없는 자신감 '정신 승리'프롤로그에 달린 한 줄 댓글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나의 정신적 지주는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본다.가장 먼저 떠오른 건 회복탄력성 (Resilience)'이라는 단어였다.많은 사람들에게 『자존감 수업』 이후 익숙한 단어가 되었지만,나에게 이 단어는 조금 다르게 와닿는다.나는 고무공처럼 통통 튀며 바로 일어서는 사람이 아니다.쉽게 무너지고, 오래 주저앉아, 느리게 회복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결국에는 반드시 일어나는 나를 믿는다.어떻게 일어설까를 계산하지 않아도,어떤 방식으로든 결국 다시 나아갈 거라는 믿음.'버틴다'보다는'살아간다'는 태도에 더 가깝다.넘어질 줄 아는 사람은 많지만,일어설 줄 아는 사람은 '일어섰던 경험을 믿는 사람'이다.그 믿음이 내 정신적 허리띠 같은 역할을 한다.나를 세우는.. 2025. 8. 1. 믿는 구석 #001 | 가장 작고 사소한 것들 믿는 구석 첫 번째 이야기.나를 '다시 나답게' 만들어주는 순간들은생각보다 작고, 오묘하고, 예상 바깥에 있다.첫 번째 구석 : 쌓인 글블로그와 브런치에 쌓여가는 글들.남들이 안 읽어도 괜찮다.오늘 하루도 해냈다는, 괜찮다는 기록이니까.마무리했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불안을 잠재우고글이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존재했다는 증거가 된다.두 번째 구석 : 밤의 허기이상하게도 밤의 배고픔은 슬프지 않다.허기진 배를 안고 누워 있는 시간엔 묘한 따뜻함이 있다.나를 가장 잘 안아주는 건 나일 때,그건 종종 '꼬르륵' 소리가 들려올 때다.세 번째 구석 : 정돈된 손톱네일아트를 하며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은 '정돈'이다.엉켜있던 마음이 다듬어지는 기분.손끝이 정리되면 하루가 괜찮아질 것 같은 기대.우연치 않게 보인 손.. 2025. 7. 28. <당근밭 걷기>를 읽고 |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마음 창작의 방향을 놓고 흔들린다.수익형 글은 잠시 내려두고,좋아요보단 좋아하는 글을 쓰고 싶어졌다.그 찰나에 시 한 편을 발견했다.안희연 시인의 '당근밭 걷기'시보다 해석을 먼저 본 건 아쉽지만,지금 이 타이밍엔 꼭 필요했던 선물이었다.그 시는 '나의 소명'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했고,'무엇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져주었다.오늘은 그 시를 함께 읽고, 감상을 나누고 싶다.시의 구조 : 무한한 가능성에서 소명으로안희연 시인의 '당근밭 걷기'는 세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첫 장면은 "여기서부터 저기까지가 모두 나의 땅"이라는 선언처럼,어린 시절 누구에게나 허락된 무한한 가능성의 시간이다.그 가능성 위에 무엇을 심을까 고민하며, 시의 화자는"무해한 것"을 바라며 조심스럽게 '기르는 사람'이 된.. 2025. 7. 2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