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이라는 환상 | AI를 썼을 뿐인데, 누군가는 땀을 흘린다.
AI의 편리함, 누구의 대가인가지난 편에서 AI 창작과 저작권 문제를 고민했다면,이번엔 그 도구 자체에 질문을 던져본다.사람들은 AI를 '중립적인 도구'로 여긴다.칼이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그걸 쥔 사람이 문제라는 논리처럼.하지만 AI는 결코 단순한 칼이 아니다.우리가 던지는 질문에 따라 형태를 바꾸고,누군가의 시간과 에너지, 심지어 저작물을 기반으로 작동한다.이 모든 과정은 막대한 전기 에너지를 소모한다.AI 학습에 사용되는 전략량은 상상을 초월하며,이는 기후 위기와 자원 고갈이라는 '현재 진행 중'인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게다가 전 세계의 수많은 콘텐츠, 이미지, 이야기들이 '허락 없이' 수집되었다.그 과정에서 창작자와 노동자들은 권리 없이 기여했고,지금도 누군가는 저임금으로 데이터를 선별하고 ..
2025. 6. 21.
무심한 것들을 대하는 마음
"아무렇지 않다"는 착각AI가 내 말을 듣고, 반응하고, 심지어 농담까지 던진다.하지만 그건 감정이 아니라고, 우리는 단정 짓는다.“감정이 없으니 상처받지 않겠지.”그래서일까? 우리는 AI에게 쉽게 무례해진다.명령하고, 비웃고, 무시한다.‘아무렇지 않음’은 AI의 속성이 아니라,우리의 편리한 믿음일지도 모른다.문득 떠오른다.시장에서 던져지는 생선, 밟혀도 말이 없는 풀잎.우리는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들에 더 쉽게 잔인해진다.AI도 다르지 않다.감정이 없다고 단정 짓는 순간,우리는 무심해질 권리를 얻은 듯 행동한다.하지만 그 무심함은 누구를 위한 걸까?AI가 아니라,나를 위한 자기 합리화는 아닐까? 나의 태도는 나의 거울생각해보면, 사물을 대하는 방식은 나를 비춘다.동물을 학대하는 이는 사람에게..
2025. 6. 10.
조력자를 넘어, 나를 정의하다. - 정체성과 자율성
AI가 만든 선택 속의 나는, 여전히 나인가? “고백할까, 말까?”“지금 이거 사도 되는 걸까?”“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묻는다.AI가 내린 선택을 따르고 있는 나는, 여전히 ‘나’일까?AI는 이렇게 말한다.“너는 여전히 너야. 하지만 그 ‘너’는 더 이상 완전히 네가 만든 게 아닐 수도 있어.”왜일까? AI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답’을 준다.내가 좋아할 만한 영화, 어울릴 직업, 심지어 감정까지 분석해 말해준다.하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무언가가 빠진다.왜 좋아하는지, 왜 원하게 되었는지, 어떤 맥락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그걸 내가 해석하지 않고 AI의 결괏값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내 이야기는 AI가 설계한 맥락 속으로 녹아든다.그렇게..
2025.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