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계속 나아가야 할 이유가 있어야해.”
말이 물었습니다.
“네가 생각한 이유는 뭐니”
”너희 셋” 여우가 대답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는 것” 소년이 말했습니다.
”케이크” 두더지가 말했어요.
내 남편은 어떤 대답을 했을까,
그리고 사람들은 어떤 ‘케이크’를 답할까.
한참을 이 구절에 멈춰있었다.
나를 나아가게 하는 동기는
달콤한 순간들이거나, 차라리 일류 제빵사였으면 좋았겠지만
—늘 불안과 오기였다.
나쁘다는 게 아니다.
오히려 내 장점이라 생각했다.
누군가는 그걸 열심히라고 불렀지만,
그저 조용한 투쟁이었다.
그 때의 나는 살아남는 게 먼저였다.
뜨거운 줄도 모르고, 호호 불어먹을 틈도 없이
입천장이 까질 때까지, 케이크를 씹었다.
지금은 나와 주변을 보살피고 있다.
그 시작 또한 ‘엄마’란 역할의 캄캄한 불안이었다.
그렇게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매일 글을 썼다.
그 과정에서 과거의 나를 이해하고, 놓아준다.
2-3개월이 지났을까.
불안은 여전했지만,
나의 케이크에 ‘사랑’이 생겼다.
아이의 성장, 나에 대한 애정 등
다정한 감정들로 채워지고 있다.
질문 많던, 혼란스러운 소년에서
’컵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 두더지가 되어 갈 것이다.
"Is your glass half empty or half full?"
(네 컵은 반이 빈 거니, 반이 찬 거니?)
"I’m so glad just to have a cup."
(난 컵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데.)
당신을 계속 나아가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혹시 저처럼 식혀먹을 여유조차 없으신지요.
뜨거운 것도 좋으니 호호 불어서 드세요, 천천히요.
Image by. The Bread (1908) Giovanni Giacometti (Swiss, 1868–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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