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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간 클래식/도망자의 서재

[그림책] 나의 자개장은 복숭아 씨 | 자개장 할머니, 안효림

by 작은 도망 2025. 4. 23.

자개장 할머니

소년은 이사를 간다.
자개장만큼은 버리지 않는 어른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느 날, 장롱 속에서 할머니가 나타난다.
소년의 꿈을 이뤄주겠다며 길을 나서는
알록달록 이상한 자개장 할머니...

“사랑이 담긴 것들은 함부로 버리는 게 아니란다.”

그 문장을 천천히 되새기다가,
문득 ‘복숭아’의 등장이 궁금해졌다.
왜 하필 복숭아를 찾아 헤매어
씨앗을 버리지 않고 건넸을까.

✓ 복숭아는 동아시아 전통문화에서 불로장생, 복, 평안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그토록 열 달 내내 복숭아를 찾았던 걸까.
출산한 그 해 여름, 
시어머니께서는 복숭아 몇 박스에
사과보다 더 많은 “미안해”와 “사랑해”를 보내주셨다.

 "엄마는 자개장을 골랐다."
 …
"사랑을 안 버려서 우리는 하나도 안 망했다."

자개장은 사랑이 켜켜이 쌓이고, 바래져,
마침내 빛이 난다.

그렇다면, 나에게 남은 자개장은 무엇일까.
우리가 간직한 복숭아 씨앗은 한 개뿐일까.

어쩌면 그것은
복숭아 씨처럼 너무 작아 눈에 띄지 않거나,
귀한 줄 모르고 무심코 흘려보내지 않았을까.

 당신에게는 혹시, 어떤 자개장이 남아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