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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의 돌진 : 내 안의 필살기를 찾아서 나와 랜스가 묘하게 닮았다는 생각이 스쳤다.이 친구의 독보적인 필살기는 몸을 둥글게 말아 적에게 돌진하는 것.그 하찮은 ‘돌진’은 느린 속도와 초라한 위력 탓에 패배를 면치 못한다.영화를 아직 만나지 못한 이들을 위해 살짝 풀어보자면,랜스는 픽사 영화 에 등장하는 캐릭터다.주인공 라일리가 몰래 사랑했던 게임 속 영웅이지만,자신의 보잘것없는 공격력에 늘 주눅 들어 있다.그 순간, 까칠이가 다가와 랜스를 힘껏 북돋운다.“그럼 저주를 재능으로 승화해야지.”나는 겁쟁이다.블로그 이름도 ‘도망자의 노트’라 부를 만큼.그런데 도대체 왜일까?안정적이고 익숙한 내 직업을 내던지고,심장이 쿵쾅대는 이 낯선 길로 뛰어든 걸까?돌아보면, 나는 무모할 정도로 자주 방향을 틀었다.이공계 연구자가 꿈이었던 나는 미대에 진학했고,.. 2025. 5. 30.
[애니메이션] 알사탕, 백희나 작가님의 단편작 🍬 마법 같은 그림책, 극장에서 만난다『알사탕』 애니메이션화 소식!서점에서 『알사탕』을 처음 읽었을 때,“이걸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했던 적 있어요.그리고 이번에 그 상상이 정말 이루어졌습니다.백희나 작가님의 『알사탕』이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게다가 함께한 팀은 무려… 슬램덩크 제작진. (와우.)🎥 애니메이션 정보 간단 정리제목: 『알사탕』 (동명 원작)개봉일: 2025년 5월 28일제작사: 도에이 애니메이션 × 단델라이온 애니메이션 스튜디오특징: 클레이아트 감성을 살린 단편 애니 / 『나는 개다』 프리퀄 포함기대 포인트:‘동동이’의 속마음을 들려주는 마법의 사탕원작 감정선을 그대로 옮긴 영상미뉴욕 국제어린이영화제 수상 / 아카데미 단편 후보 오르기도!.. 2025. 5. 26.
조력자를 넘어, 나를 정의하다. - 정체성과 자율성 AI가 만든 선택 속의 나는, 여전히 나인가? “고백할까, 말까?”“지금 이거 사도 되는 걸까?”“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묻는다.AI가 내린 선택을 따르고 있는 나는, 여전히 ‘나’일까?AI는 이렇게 말한다.“너는 여전히 너야. 하지만 그 ‘너’는 더 이상 완전히 네가 만든 게 아닐 수도 있어.”왜일까? AI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답’을 준다.내가 좋아할 만한 영화, 어울릴 직업, 심지어 감정까지 분석해 말해준다.하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무언가가 빠진다.왜 좋아하는지, 왜 원하게 되었는지, 어떤 맥락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그걸 내가 해석하지 않고 AI의 결괏값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내 이야기는 AI가 설계한 맥락 속으로 녹아든다.그렇게.. 2025. 5. 26.
AI가 알려주는 인생의 방향 | 우리는 왜 선택하지 않게 되었을까 뉴스레터를 구독할까, 말까?이 질문 하나로 시작된 고민이, 내 머리를 망치로 내리친 듯 깨웠다."내 강점, 취약점 정도는 AI에게 물어볼 수 있다 쳐.근데 뉴스레터 구독 여부까지 AI한테 묻다니, 이게 뭐야?"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건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우리는 점점 더 AI에게 묻는다.이런 질문들, 익숙하지 않은가?결정 대리 요청: “이거 사도 괜찮을까?”감정 통역 요청: “그때 내가 느낀 감정은 뭐였을까?”의미 해석 요청: “왜 그 상황이 이렇게 불편했을까?”심리테스트로 자신을 탐구하던 한국인들은AI에게 취향, 감정, 심지어 삶의 방향까지 묻는다.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 세 가지 이유를 짚어봤다.좋아하는 걸 잃어버린 우리“심심할 때야말로 좋아하는 걸 찾게 되는 거야.”이탈리아인, 알베르토가 아.. 2025. 5. 23.
[그림책] 생일에 고깔모자 하나로 충분해 | 해피버쓰데이, 백희나 그림책 『해피버쓰데이』는 주인공 제브리나가‘얼루룩덜루룩탈탈’이라는 병에 걸린 채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는 이야기다.이모가 선물한 마법의 옷장은 매일 새로운 옷—초록 스커트, 폼폼 베레모, 오렌지 나팔바지—을 꺼내주며제브리나를 밖으로 이끈다.생일날, 단 하나의 고깔모자가 등장하며 특별한 하루를 예고한다.삶의 활기를 되찾는 따뜻한 여정을 담은 그림책이다.서점 한 켠, ‘한국에서 가장 재밌는 책’ 목록에 있던 표지가 눈에 띄었다.백희나 작가의 그림책, 『해피버쓰데이』.그 자리에서 두 번을 읽고, 망설임 없이 집으로 데려왔다.다시 한번, 이야기를 감각하는 거장의 손길에 반해버렸다.이 책에는 별다른 해설이나 설명이 없다.하지만 작가님은 늘 그렇듯, 독자의 해석을 너그럽게 열어두신다.그 덕분에, 나도 나만의 시선으로.. 2025. 5. 22.
AI는 ‘나’일 수 있을까? ‘나’는 기억으로 이루어진 것일까,그 기억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어떤 시선일까?할머니는 기억을 잃으셨지만, 여전히 나의 할머니였다.새벽녘 밥 짓는 소리, 항상 데워놓은 이부자리,그리고 매번 벌개지는 할머니의 눈시울.내 안에 남아 있는 그 감각들이 할머니를 ‘할머니’로 만들었다.그렇다면 자아란 단순히 기억일까,아니면 그 기억을 느끼는 ‘나’일까?자아를 제목에 놓고, ’기억’만 더듬는 건자아의 층위 중 ‘기억 자아’가 있기 때문이다.심리학자들은 자아를 몇 가지 층위로 나눈다1. 경험 자아 : 지금 이 순간 느끼고 반응하는 나2. 기억 자아 :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나를 이해하는 나3. 배경 자아 : 자신을 메타적으로 바라보는 나이 층위들이 얽히며 ‘나’라는 존재가 완성된다.그런 ‘나’는 침묵이 비언어.. 2025.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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