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64 소외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회복 “삶에서 어떤 기억은 말할 가치조차 잃는다” 20대의 나를 가장 오래 따라다니던 질문이 있었다.“정말, 내가 문제는 아닐까?”‘소외’라는 감정은 늘 나에게로 돌아왔다.그리고 그 질문을 안겨주었던 한 지인을,아주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예전 같았으면 그의 안부조차 고통이었겠지만,지금의 나는 그와 마주앉아 차를 마실 수 있었다.나는 묻지 않았다.‘말하지 않음’은 무관심이 아니라, 나의 선택이었다.그렇다고 내가 그를 완전히 용서한 것도,그 일을 잊은 것도 아니다.그 ‘사건’에게는 다시 내 삶에 들어올 기회를주고 싶지 않았다.삶에서 어떤 기억은, 말할 가치조차 잃는다.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감정은어쩌면 ‘해석’의 결과였을지도 모른다.내가 나를 중심에 둘 수 없었던 시기,그 중심이 흔들릴 때바깥의 모든 것도 무너지.. 2025. 4. 24. 굿바이 대신 'see you' "10년 가까이 갈망하던 드로잉, 이제야 시간이 생겼는데 재미가 없어졌다." 육아 4년 차.회사도 무사히 정리했고, 아이도 어린이집에 잘 적응했다.드디어, 나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완벽한 시간이 생겼다.몇 가지 주제를 정하고, 레퍼런스를 모아 드로잉을 시작했다.딱 3일쯤 지났을까.아주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재미가 없었다.너무 당황스러웠다.나는 늘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믿어왔으니까.이 시간이 오기만을 얼마나 기다렸는데.곰곰이 이유를 생각해 봤다.내가 디자이너로서 즐겁게 일했던 순간들을 떠올려보니,그건 ‘창작’이라기보다는 제한 속에서의 기획과 도출이었다.정해진 글자 수, 필수 소재, 금지된 워딩들.그 틀 안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방향을 찾아야 했다.놀랍게도, 그게 훨씬 더 창의적인 일이었.. 2025. 4. 24. [그림책] 나의 자개장은 복숭아 씨 | 자개장 할머니, 안효림 소년은 이사를 간다.자개장만큼은 버리지 않는 어른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어느 날, 장롱 속에서 할머니가 나타난다.소년의 꿈을 이뤄주겠다며 길을 나서는알록달록 이상한 자개장 할머니...“사랑이 담긴 것들은 함부로 버리는 게 아니란다.”그 문장을 천천히 되새기다가,문득 ‘복숭아’의 등장이 궁금해졌다.왜 하필 복숭아를 찾아 헤매어씨앗을 버리지 않고 건넸을까.✓ 복숭아는 동아시아 전통문화에서 불로장생, 복, 평안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그래서 그토록 열 달 내내 복숭아를 찾았던 걸까.출산한 그 해 여름, 시어머니께서는 복숭아 몇 박스에사과보다 더 많은 “미안해”와 “사랑해”를 보내주셨다. "엄마는 자개장을 골랐다." …"사랑을 안 버려서 우리는 하나도 안 망했다."자개장은 사랑이 켜켜이 쌓이고, 바래져,마침내 .. 2025. 4. 23. 도망자의 노트를 들어가며 “글쓰기란 인간이 마지막까지 갖고 있는 최후의 자유, 본능이라 생각한다.”김영하 작가님한때는 완벽한 루틴만이 ‘진짜 삶’이라 믿었습니다.자기계발서를 탐독하며,게으른 나를 채찍질하고, 갓생 흉내를 내며 나를 고갈시켰죠.지금은 도망치듯 멈춰 섭니다.그리고 명랑하게, 오늘의 나로 부단히 살아갑니다.이곳은 ‘도망자의 노트’입니다.멈춘 자리를 탓하지 않고,잊고 지냈던 유머와 느슨한 통찰로나를 돌보는 연습을 해보려 합니다.조금 우스꽝스러워도,완성하지 않아도 괜찮은 기록이 있다는 걸,그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이 노트는평안을 되찾고 싶은 모든 ‘전직 갓생 챌린저’에게 보냅니다. 2025. 4. 21. 이전 1 ··· 8 9 10 1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