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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간 클래식48

믿는 구석 #001 | 가장 작고 사소한 것들 믿는 구석 첫 번째 이야기.나를 '다시 나답게' 만들어주는 순간들은생각보다 작고, 오묘하고, 예상 바깥에 있다.첫 번째 구석 : 쌓인 글블로그와 브런치에 쌓여가는 글들.남들이 안 읽어도 괜찮다.오늘 하루도 해냈다는, 괜찮다는 기록이니까.마무리했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불안을 잠재우고글이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존재했다는 증거가 된다.두 번째 구석 : 밤의 허기이상하게도 밤의 배고픔은 슬프지 않다.허기진 배를 안고 누워 있는 시간엔 묘한 따뜻함이 있다.나를 가장 잘 안아주는 건 나일 때,그건 종종 '꼬르륵' 소리가 들려올 때다.세 번째 구석 : 정돈된 손톱네일아트를 하며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은 '정돈'이다.엉켜있던 마음이 다듬어지는 기분.손끝이 정리되면 하루가 괜찮아질 것 같은 기대.우연치 않게 보인 손.. 2025. 7. 28.
프롤로그 | 믿는 구석 하나쯤은 있어야 하니까 누군가에겐 사소할지 몰라도내겐 나를 버티게 해주는 구석이 있다.《나의 취향일기: 믿는 구석》은그 작은 구석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는 기록이다.나를 잘 모르겠는 날,어떻게 나를 안아줘야 할지 막막한 사람에게이 조용한 취향일기가하나의 지도처럼, 작은 서랍장처럼당신 곁에 남았으면 좋겠다.이 시리즈의 출발점은 한 의사의 인터뷰다.《자존감 수업》으로 잘 알려진 윤홍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롱블랙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자존감은 결국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주관적’ 평가.” 그러니 자존감을 지키는 일은'내가 나에게 어떤 관점을 주느냐'에 달려 있다.그 관점이 흔들릴 때,사람은 작은 것을 붙잡는다. 윤홍균 전문의의 다소 귀여운 '믿는 구석 리스트' 는 이렇다. 1. 시장표 순댓국 한 그릇 : 5천 원.. 2025. 7. 23.
<당근밭 걷기>를 읽고 |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마음 창작의 방향을 놓고 흔들린다.수익형 글은 잠시 내려두고,좋아요보단 좋아하는 글을 쓰고 싶어졌다.그 찰나에 시 한 편을 발견했다.안희연 시인의 '당근밭 걷기'시보다 해석을 먼저 본 건 아쉽지만,지금 이 타이밍엔 꼭 필요했던 선물이었다.그 시는 '나의 소명'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했고,'무엇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져주었다.오늘은 그 시를 함께 읽고, 감상을 나누고 싶다.시의 구조 : 무한한 가능성에서 소명으로안희연 시인의 '당근밭 걷기'는 세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첫 장면은 "여기서부터 저기까지가 모두 나의 땅"이라는 선언처럼,어린 시절 누구에게나 허락된 무한한 가능성의 시간이다.그 가능성 위에 무엇을 심을까 고민하며, 시의 화자는"무해한 것"을 바라며 조심스럽게 '기르는 사람'이 된.. 2025. 7. 21.
피라미드는 많을수록 좋다 | 대한민국의 계급도 1. “사람들”은 정말 존재하나요?“사람들이 다 그래”, “사람들이 그렇게 살더라”—누구나 한 번쯤 말해봤을 것이다.그런데, 그 사람들은 대체 누구일까? 친구? 이웃? 아니면 SNS 속 이름 모를 익명들? 조승연 작가는 이 ‘사람들’이 사실 내 안의 허상이라고 말한다.사회를 바라보는 내 렌즈, 내가 믿고 싶은 틀,그리고 내가 두려워하는 욕망이 만든 유령 군단.우리가 “사람들이 이렇게 본다”라고 말할 때,정작 그 말은 내 불안을 내 입으로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그렇게 우리는 '다수의 기준' 앞에서 흔들리고,어느새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놓쳐버린다.2. 하나의 피라미드에 목숨 거는 사회한국 사회는 은근하고도 집요하게 하나의 피라미드를 강요한다.'도시별 평균 연봉', ‘명품백’, ‘대학’, ‘연봉별.. 2025. 7. 15.
경기도, “천권으로 독서포인트제” 경기도민이라면, 이건 놓치면 섭섭하죠.책 좋아하는 사람, 도서관 자주 가는 사람에겐 더더욱요.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먼저 들고 왔습니다.책 읽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만으로 지역화폐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생겼거든요.이름하여 ‘천권으로 독서포인트제’.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시작하는 실험이에요.책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일상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정책이라니—책덕후로선 감동입니다.📍요약 보기시행 기간2025.7.1 ~ 11.24 (포인트 적립) / 사용 기한 12.7대상만 14세 이상 경기도민 (4만 명)연간 보상최대 ₩60,000 (하반기 ₩30,000)적립 활동도서 구매, 대출, 일지·리뷰 작성, 독서동아리인증 방식전용 플랫폼 인증 → 월 25일 지역화폐 전환인센티브가입 포인트, 추천 보너스,.. 2025. 6. 27.
AI 보다 못한 나, 그럼에도 나는 살아간다 “이세돌의 승리는 어쩌면 인간이 AI에게 거둔 마지막 승리였다.”어느 인터뷰에서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잠깐 멈춰 섰다.너무 멋있고, 너무 쓸쓸한 말이었다.AI와 비교당하지 않기 위해, 뒤처지지 않기 위해,무언가를 증명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 속에서.왜 우리는 이토록 '이기고 싶어'할까?이기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의 본성 깊숙이 뿌리 박혀 있다.부족한 자원을 두고 싸우던 원시시대,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앞서야 했던 시절.하지만 지금 우리가 맞서고 있는 ‘상대’는 옆집 사람이 아니라,우리가 만든 기술이다.AI가 내 일자리를 대체할까?내가 쓴 글이 AI보다 덜 읽히면 나는 쓸모없는 사람일까?이런 질문은 단순한 두려움이 아니다.'내가 존재할 이유'를 묻는 실존적 불안이다. 이겨야 한다는 강박, 그 너머.. 2025.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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