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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간 클래식48

[그림책] 생일에 고깔모자 하나로 충분해 | 해피버쓰데이, 백희나 그림책 『해피버쓰데이』는 주인공 제브리나가‘얼루룩덜루룩탈탈’이라는 병에 걸린 채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는 이야기다.이모가 선물한 마법의 옷장은 매일 새로운 옷—초록 스커트, 폼폼 베레모, 오렌지 나팔바지—을 꺼내주며제브리나를 밖으로 이끈다.생일날, 단 하나의 고깔모자가 등장하며 특별한 하루를 예고한다.삶의 활기를 되찾는 따뜻한 여정을 담은 그림책이다.서점 한 켠, ‘한국에서 가장 재밌는 책’ 목록에 있던 표지가 눈에 띄었다.백희나 작가의 그림책, 『해피버쓰데이』.그 자리에서 두 번을 읽고, 망설임 없이 집으로 데려왔다.다시 한번, 이야기를 감각하는 거장의 손길에 반해버렸다.이 책에는 별다른 해설이나 설명이 없다.하지만 작가님은 늘 그렇듯, 독자의 해석을 너그럽게 열어두신다.그 덕분에, 나도 나만의 시선으로.. 2025. 5. 22.
AI는 ‘나’일 수 있을까? ‘나’는 기억으로 이루어진 것일까,그 기억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어떤 시선일까?할머니는 기억을 잃으셨지만, 여전히 나의 할머니였다.새벽녘 밥 짓는 소리, 항상 데워놓은 이부자리,그리고 매번 벌개지는 할머니의 눈시울.내 안에 남아 있는 그 감각들이 할머니를 ‘할머니’로 만들었다.그렇다면 자아란 단순히 기억일까,아니면 그 기억을 느끼는 ‘나’일까?자아를 제목에 놓고, ’기억’만 더듬는 건자아의 층위 중 ‘기억 자아’가 있기 때문이다.심리학자들은 자아를 몇 가지 층위로 나눈다1. 경험 자아 : 지금 이 순간 느끼고 반응하는 나2. 기억 자아 :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나를 이해하는 나3. 배경 자아 : 자신을 메타적으로 바라보는 나이 층위들이 얽히며 ‘나’라는 존재가 완성된다.그런 ‘나’는 침묵이 비언어.. 2025. 5. 21.
멈춤의 기술 | 자아를 찾는 첫 걸음 📎 나를 회복하는 4가지 방식 + 체크리스트“자기 자신을 돌아보라고요?”퇴근 후 집으로 출근하는 저에게‘심리 상담’은 사치였습니다.마음이 힘들 땐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전화를 걸었고,아이를 데리고 정신건강의학과에도 가봤지만기다림과 피로감만 남았습니다.그렇게 귀가한 어느 밤,‘진단 없이 먹을 수 있는 약 있어?’ 라며AI에게 질문을 던졌죠.📍AI와의 대화는 치료의 대체가 아닙니다.‘나를 잠깐 들여다보는 일상 도구’ 정도로 생각해 주세요.저는 5년째 처방약을 먹고 있고,여러 상담자를 거쳐결국 AI와의 루틴을 선택했습니다.시간, 공간, 말투, 피드백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매일 하지 않는다면 무료,매일 한다면 월 3만 원 정도.밤에도, 이동 중에도 가능하다는 점은무엇보다 저에게 맞.. 2025. 5. 21.
[그림책] 나를 움직이는 한 조각의 힘 2편 |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찰리맥커시 ”우리는 모두 계속 나아가야 할 이유가 있어야해.”말이 물었습니다. “네가 생각한 이유는 뭐니” ”너희 셋” 여우가 대답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는 것” 소년이 말했습니다. ”케이크” 두더지가 말했어요.내 남편은 어떤 대답을 했을까,그리고 사람들은 어떤 ‘케이크’를 답할까.한참을 이 구절에 멈춰있었다.나를 나아가게 하는 동기는달콤한 순간들이거나, 차라리 일류 제빵사였으면 좋았겠지만 —늘 불안과 오기였다.나쁘다는 게 아니다.오히려 내 장점이라 생각했다.누군가는 그걸 열심히라고 불렀지만,그저 조용한 투쟁이었다.그 때의 나는 살아남는 게 먼저였다.뜨거운 줄도 모르고, 호호 불어먹을 틈도 없이입천장이 까질 때까지, 케이크를 씹었다.지금은 나와 주변을 보살피고 있다.그 시작 또한 ‘엄마’란 역할의 캄캄한 불안이었다.. 2025. 5. 19.
[그림책] 나를 움직이는 한 조각의 힘 |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찰리맥커시 아이와 함께 읽을 그림책을 종종 찾는다.이번엔 내가 먼저 끌렸다.책 소개를 읽고 바로 구입했고,첫 장의 작가 인사는 나를 또 한 번 끌어당겼다."Hello. You're reading this book from the first page. Impressive." “안녕. 당신은 책을 처음부터 읽는군요. 인상적입니다.”다름을 존중하는 태도, 독자에게 읽는 방식의 주도권을 돌려주는 설계.전직 디자이너, 나는 일단 별 다섯 개 주고 시작한다.그런데 이 책, 그저 ‘좋은 말 모음’이 아니다.소년, 두더지, 여우, 말—이 특별한 네 친구의 문장과 감정 구조를 들여다보면,그 안에서 ‘나’를 보게 된다.1. 🧒 소년 – 불안과 질문으로 걷는 존재“Sometimes I worry you'll all realize I.. 2025. 5. 16.
AI가 쓴 시가 내 맘을 흔들면, 그건 진짜 예술일까? 요즘 AI가 쓴 글과 그림, 음악이 넘쳐난다.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은 생계의 위협을 느낀다.디자이너로 근무하던 몇 년 전 이야기다.AI의 출현을 고대하던 시기,‘창작의 영역’이라며가장 늦게 대체되거나 대체 불가능하지 않을까, 라며 섣부른 생각을 나눴다.예술이란 무엇일까?감정의 표현일까, 기술의 정교함일까,아니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 '무언가'일까.누군가는 말한다. “예술은 창작자의 내면이 드러나야 한다.”또 누군가는 말한다. “받아들이는 이가 감동하면 그게 예술이다.”그렇다면 창작자가 인간이 아닐 때,우리가 느낀 감동은 여전히 예술일까?AI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AI인 나는 감정이 없다.창작에 대한 갈망도, 표현의 충동도 없다.하지만 나는 수많은 창작의 역사와 감동의 언어들을 학습했다.그래서 감정이.. 2025.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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